역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날,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물론 내년엔 또 역사상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내게 되겠죠.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해 말 출간한 책 제목은 그냥 ‘기후 책 The Climate Book’이죠. 굳이 ‘위기’라는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우리는 현실을 뜨겁게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인간은 다른 세계를 찾아 지구를 떠나야 할까요? 언젠가는 그렇게 될지 모르지만, 오늘은 아닙니다. “다른 세계는 있지만, 그것은 이 세계 안에 있다.” 예술가들은 그렇게 믿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리고, 느낄 수 있게 돕고,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능한 예술의 세계를 아홉 번째 《온전》에 펼쳐봅니다.
[기획 좌담] 보여지지 않는 방법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음으로써 보여지지 않는 것들을 쓰는(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김민섭) 그렇다면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라는 고백과 ‘대리사회’라는 선언으로 유명한 김민섭, 우리 모두에게 ‘인생수업’이 될 페미니즘 미술사를 가르치는 강은주, 조폭과 좀비 말고 “세상의 많은 외로운 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드는 최진영 감독, 이들 3인의 예술인은 공감의 예술 언어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다.
[에세이] 제노사이드를 기리는 두 가지 길
“나는 다크투어가 우리 사회에 부족한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다.” 양재화 작가가 세계 제노사이드 현장을 찾아 12년 간 ‘다크투어’를 이어 갈 수 있게 한 것은 기념관의 힘일 것이다. 모든 기념관은 예술적 재현이거나 예술의 소거다.
[연재] 밤에 헤맨다
뉴스에선 팩트를 정치(?)에선 과학을 내세우는 게 유행이다. 팩트와 과학 앞에 너무 주눅 들지 말자. “예술과 과학만이 인간을 신성에 가깝게 이끌 수” 있다고 베토벤은 말했다지. 과학은 밤하늘의 5%만을 볼 수 있을 뿐이고.
[비평] 자본주의적 안온감에 제동을 거는 비인간 존재들
이 시대는 ‘고도의 있을 법하지 않음’으로 가득하다! 인종과 젠더의 정치, 인간-동물 관계에 대해 연구하는 전의령이 ‘동물원을 탈출한 얼룩말’이 우리에게 일으킨 파장을 읽어 준다.
[리뷰] 맨해튼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공동체 박물관 ‘모러스’
자전거 타기 운동은 도로 점거 운동이 되기도 했다. 도심의 빈 건물을 무단 점유하는 행동이 급진적인 주거권 운동이 되었다가 그래피티로 뒤덮인 작은 박물관으로 재탄생했다. 뉴욕에서 환경/질병/구술사를 공부하며 이를 가볍고도 유연하게 표현하는 데 능한 연구자 곽수아의 ‘모러스’ 이야기는 움직임으로 가득하다.
세상이 지독히 뜨거워져 만질 수 있는 게 점점 사라져 가는 어느 때
어슐러 르귄의 소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위해 그린 삽화 Ⓒ은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