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穩全

닫기
통합검색
SITEMAP전체메뉴

비평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되는 시기에 콘텐츠란 무엇인가?
제7호 문화 다양하고도 모호한_2022년 12월
내용 SNS 공유 +

 

2022년 《온전》은 전북 비평 문화 발전을 위한 코너를 운영합니다.

참신하고 자유로운 전주의 비평과 비평가를 발굴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모든 사람이 미디어'이고 '모든 사람이 크리에이터'라는 메시지는 예언적 캐치프레이즈에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만들고 올릴 수 있는 시대는 혁신적이고 즐겁지만 동시에 피로감을 준다. 이를 공략해 콘텐츠 큐레이션, 정기구독 같은 또 다른 서비스가 주목받기도 했다. 콘텐츠의 홍수 속 대다수 기업은 관심을 끌기 위해 팝업스토어나 래플 같은 한정판 마케팅, 의외의 브랜드들을 더해 새로움을 창조하는 컬래버레이션, 과하게는 의도된 어그로1) 콘텐츠까지 불사한다. 이는 2022년의 마케팅 공식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마케팅이다>의 저자이자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마케팅 대가 세스 고딘은 콘텐츠야말로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유일한 수단2)이라고 강조했다. 불특정 다수와 만나는 채널의 종류와 수, 노출 빈도를 결정하는 것이 광고의 영역이라면, 그 효과를 증대해 주는 메시지와 형태가 콘텐츠인 셈이다. 이는 고객에게 신뢰와 호감을 주고 매출로 연결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마케팅 전략으로서의 '콘텐츠'는 (잠재) 고객들이 열광할 이야기를 기획하고 만들고 퍼뜨리는 것을 아우른다. 제품 혹은 서비스에 국한됐던 콘텐츠 마케팅은 이제 개인의 영역으로 영역을 뻗쳤다.


콘텐츠는 '매체가 전달하는 정보, 내용물' 전반을 일컫기 때문에 콘텐츠가 무엇인지 묻기보다는 무엇이 콘텐츠가 아닌지 묻는 것이 빠를 것이다. 틱톡에 올라온 15초짜리 챌린지 영상도 기립박수를 받는 2시간이 넘는 영화도 모두 콘텐츠로 불린다. 방대한 범위를 의미하는 단어인 만큼 그 자체로 가치판단을 할 수 없다. 편의상 개인의 영역에서의 일상적인 콘텐츠와 콘텐츠 비즈니스, 문화 콘텐츠로 층위를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개인의 기록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울이자 성장을 돕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공개된 채널을 통해 기록하는 경우, 콘텐츠를 통한 '셀프 브랜딩'이 이뤄지고, 콘텐츠가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되기도 한다. 일단 콘텐츠로 이목을 끌면 전자책, 온/오프라인 강연, 출판, 컨설팅, 광고 등 수익화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팔로워를 늘릴 수 있는지, 어떤 콘텐츠가 인기 있는지, 업로드 주기는 언제가 좋은지 등 콘텐츠 공식들이 널리 유통된다.


이는 문화 예술 종사자 및 창작자들에게도 기회가 된다. 평론가나 매체에 발견되지 않아도 자신의 역량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찍어낸 듯한 브이로그나 자기 PR 콘텐츠가 천편일률적이고 피로하다고 비판할 수도 있고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고자 시도할 수도 있다. 어떤 과정을 거칠 것인지 자신만의 길을 모색하고 움직이는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Black Mirror' 시즌3 에피소드 1 <추락>  ⒸNetflix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팟캐스트, 웹툰, 매거진, 언론사, 큐레이션 서비스 등 셀 수 없이 많은 플랫폼에 매일 새로운 콘텐츠들이 업로드되고 있다. 독자가 지불하는 유료 콘텐츠, 기업이 지불하는 브랜디드 콘텐츠, 콘텐츠 그 자체의 IP를 활용한 확장까지. 미디어 기업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IT 기업 할 것 없이 모두 콘텐츠 비즈니스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잘 만든 콘텐츠는 즉각적인 제품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장기적인 브랜드 팬덤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의 시간을 점유하고자 애쓰며 사용자들의 체류 시간은 곧 돈이 된다.


문화콘텐츠는 개인들의 일상적인 기록을 제외한 위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콘텐츠와 영화나 공연 등 작품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문화콘텐츠는 대부분의 콘텐츠와 혼용되어 쓰이고 있고, 기업들의 콘텐츠 마케팅도 대부분 문화 콘텐츠 형태를 띠고 있어 모호한 지점이 있다. 제도적으로는 90년대 말부터 광역자치단체 차원에서의 문화재단이 출범했고, 문화산업진흥법을 제정하고 콘텐츠 진흥원이 설립되는 등 공공에서의 문화예술발전을 위한 제도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깜짝카메라인가 싶을 정도로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1세기에는 콘텐츠만이 살 길이라는 콘텐츠 만능주의도, 기술의 발전으로 너무 많은 정보에 노출되는 피로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공존한다. 모든 것이 콘텐츠인 시대의 기쁨과 어려움을 인지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창작할 때 혹은 감상하거나 향유할 때 스스로의 입장이나 태도를 고민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영화감독이자 작가, 뮤지션인 아티스트 이랑의 곡 <신의 놀이> 말미에는 '여전히 사람들은 좋은 이야기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라는 노랫말이 나온다. 영역을 막론하고 좋은 콘텐츠는 앞으로도 계속 탄생하고, 널리 퍼지고,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이랑 <신의 놀이> 뮤직비디오 클립

 

 

────────────

1) '도발'을 뜻하는 aggravation에서 차용한 약어이자 인터넷 은어로,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행동이나 글을 올리는 것

2) "Content Marketing is the Only Marketing left.."

#콘텐츠 #마케팅 #문화 콘텐츠 #콘텐츠 비즈니스 #셀프 브랜딩 #신의 놀이 #손꼽힌
 섬네일 파일
필자 손꼽힌
손꼽힌은 부티크 브랜딩 에이전시 Heary Handy의 대표로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미디어, 부동산, 정치, 블록체인, 대체육 등 대안적인 흐름을 만드는 회사들의 브랜드 전략 및 마케팅 캠페인을 담당하고 있다. JOH의 사운즈 한남, TPZ의 성수동 Platz, 주거브랜드 mangrove 등 주로 공간과 부동산을 다루는 회사에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및 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했다. 현재 청와대 인근에서 커뮤니티 오피스 New Office(@new0ffice)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으며 마케터 협동조합 Post Works(@post_works)의 멤버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kphnsohn
[이메일] finn@heartyhandy.com
  • 최신기사순
  • 인기기사순
구독하기
전주문화재단에서 발행하는
웹진《온전》과 문화뉴스 클리핑 @파발을 정기적으로 받아 보세요!
구독 이벤트
웹진 《온전》 어떻게 보셨나요?
피드백을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5천 원 상당 모바일 교환권을 드립니다.
55000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현무1길 20(경원동3가) T. 063-281-1563 F. 063-283-1201 E. jjcf_run9275@naver.com

발행처 : (재)전주문화재단 관리자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