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을 거예요. 그걸 믿어요.”
디자이너 박고은의 〈감각축적〉(2024)은 사물에 의해 자료화된 인간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사진: 이미지줌. Courtesy of the MMCA. Photograph by image Joom.)
김시종: 제가 손 꼽고 싶은 작업 중에 하나가…. 지금은 현재 없어졌어요.
- 손꼽는데 없어지면 어떡합니까?
김시종: 전주 오목교에 전통 깃발인 의장기를 디자인해 설치한 적이 있어요. 기본적인 그래픽은 이미 공개되어 있었지만 제가 보기에 전통적인 색감 구현이 부족해 보였어요. 좀 더 고증이 필요했어요. 설치할 때는 옛 의장기 크기 그대로 사용할 경우 발생할 문제점을 예상해서 0.63대 1이라는 비율을 도출해 축소했습니다. 바람에 휘날리는 그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늘 바람이 엄청나게 부는 장소라 펄럭 펄럭하는 소리하며, 시각과 청각 모두 멋있는 전통미가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유지 관리비가 너무 많이 드는 겁니다. 햇빛과 바람을 맞으면 천이라는 소재는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게다가 이 오목교라는 곳에는 피스 하나 밖거나 본드를 칠하거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게 되어 있어요. 그런 것 없이 와이어를 사용해 고정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며, 정말 제대로 구현하고 싶었어요.
오목교 의장기는 1년을 버티지 못했다.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었던 오목교 의장기들은 일단 고스란히 철거되어 있다. 그곳의 홍문대기와 오방기(황룡기, 백호기, 주작기, 현무기, 청룡기)가 힘차게 펄럭이는 장관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한옥마을 디자이너 김시종에게 꼭 방법을 찾아보라고 부탁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을 거예요. 그걸 믿어요.”라고 말하고, 그 말대로 실천하는 어른을 참 오랜만에 만난 것 같다. “내일 전쟁이 난다고 해도 오늘은 한옥마을 디자이너로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 같다.”는 김시종의 이야기는 웹진 《온전》 13호 기획 토크 〈가려진 시간 속의 향기〉에서 좀 더 들어보시기를….
[기획 토크] 가려진 시간 속의 향기
레트로, 복고가 유행을 넘어 생활, 문화, 산업 전반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시대에 주목해 본다. 디자인 분야에서 과거의 시간이나 사건을 테마로 활동해 온 전문가들의 성과를 소개하고 오늘날 과거를 대하는 사회적 경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등을 들어보는 자리를 전주 남부시장에 위치한 ‘문화공판장 작당’에서 가졌다. 아네모이아(알지 못했던 시간에 대한 노스탤지어라는 뜻의 신조어)라는 말처럼, 과거의 향수가 복고적 현실을 만들어 내기에 이른 이 시대에 디자이너들과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그리고 앞으로의 과거는 무엇이 될지 생각해 보자.
[에세이] 나의 도서관 시간여행기
왜 전주에만 ‘도서관 여행’이 있을까? 한지 생산의 본고장이자 국문 소설 목판본 유통의 주인공들에게서 물려받은 DNA 때문일까? 20년째 지역신문에서 일하고 있는 김미진 기자의 개인적이고도 보편적인 전주 도서관 이야기를 만나보자.
[비평] 친구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
전주의 캐릭터 맛돌이, 멋순이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20여 년간 우리와 함께했던 친구들…. 저마다 다른 마스코트의 일생을 돌아보며 다음은 무엇이 전주의 친구가 될지, 친구와 어떤 시간을 보내야 할지 생각해 보자.
[리뷰] 〈오만방자 전라감사 길들이기〉 시즌 2
13년째 이어진 전주 마당창극 무대의 올해 주인공은 〈오만방자 전라감사 길들이기〉 시즌 2다. 캐스팅, 대본, 연출, 그리고 전문 야외공연장까지 더해진 마당창극의 성공 스토리에 귀기울여 보자.
[아트 윈도] 여름, 낮잠
창문을 열면 보일 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처럼 청량한 여름 이미지를 만나보자. 페이퍼리버(PaperRiver) 밴드의 기타리스트이자, 팝뮤지션 킹스오브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 등의 일러스트로 유명한 가라미 작가의 신작 여름 그림.